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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 24FW PHOTO CREW INTERVIEW 2

INTERVIEW

NATIONAL GEOGRAPHIC
PHOTO CREW

포토그래퍼, 신종혁 작가 & 봄별 작가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가치를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며, 오늘날의 관점으로 탐험 정신을 새롭게 조명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포토 크루. 포토그래퍼 신종혁 작가와 봄별 작가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았다. 도시의 평범한 모습과 자연을 어우러지게 촬영해, 특별하게 기록하는 신종혁 작가와 다양한 여행지를 다니며 다양한 여행의 순간들을 담아내는 봄별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필름으로 일상 속 계절과 순간을 담는 일을 좋아하는 신종혁입니다. 필름을 찍기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 차에 접어들었고 인스타그램에서 newtypehyuk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필름 사진작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작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라기보다는 처음으로 필름 카메라를 들게 된 계기인데요. 서울청 소속 의경으로 군 복무를 했습니다. 의경은 타 군에 비해 외출 외박이 꽤 있는 편이라 한 달에 몇 번, 비번 날이면 외출을 나올 수 있었어요. 입대 전에는 뻔하고 지루하던 서울 풍경들이 어찌나 새롭고 멋져 보이던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저곳을 찍으며 돌아다니다 보니 전역 후 점점 욕심이 생기고 카메라를 사고 싶었는데 학생이 당장 돈이 어디 있었겠어요. 그러던 중 마침 생각난 것이 어릴 때 집에서 쓰던 필름 카메라였어요. 처음 마음을 쏟았던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여서 그런지 이후에 디지털카메라도 써보고 했지만 결국엔 필름을 놓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렇게 지금까지 필름을 메인으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 작업에 있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나 작업 스타일을 설명해 주세요.
계절이 가지고 있는 공기의 분위기가 담기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벚꽃이 만개한 풍경, 짙은 녹음 사이로 내리쬐는 햇볕, 예쁘게 물든 단풍, 고요하게 내리는 눈처럼 계절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분명 있지만 그 이상으로 계절마다 가지고 있는 공기의 질감이라고 할까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습하고 뜨거운 여름 공기, 보기만 해도 차가운 겨울 공기처럼요. 그런 게 잘 담기려면 색감보다도 노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물을 미리 볼 수 없는 필름 특성상 한 장면을 여러 번 찍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면 노출을 다르게 해가면서 여러 장 찍는 편이에요. 그렇게 해서 어울리는 무드를 찾아가는 편입니다.
|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을까요.
크게 메시지를 담는 작업은 아니지만 일상 속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장면들이 제 시선을 거쳐서 조금이나마 새롭게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조금 더 따뜻하게 보인다거나 조금 더 영화처럼 보인다던가 하는 것들이요. 제가 살고 있고 제가 가는 곳들을 소개하고 알리는 것보다는 이미 이곳을 알고 계시는 분들이 ‘어 여기 아는 곳인데, 이렇게 필름 사진으로 보니까 또 새롭네.’라고 보시길 바라요.
| 매일 있는 일상처럼 평범한 도시의 모습을 작가님의 시선으로 보면 각자의 인생사가 느껴지는 것처럼 특별하게 보여집니다.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며 작업하시는지 비하인드가 궁금합니다.
연출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람들의 일상 풍경이 편안하게 담긴 사진을 좋아하는데 그런 모습들에 계절마다의 모습, 시간대마다의 빛을 더하는 걸 좋아해요. 한낮의 강한 대비, 해가 저물고 그림자가 길어지는 시간, 아침의 빛, 저녁 어스름 등등. 시간대마다 다른 매력의 빛을 사진에 잘 묻히려고 노력합니다.
| 최근 작가님을 가장 설레게 했던 찰나의 순간은 언제일까요.
비 오는 날 찍는 필름 사진을 진짜 진짜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비가 지겹도록 오는 장마철을 좋아하는 편인데 올여름엔 장마라기엔 거의 스콜처럼 소나기가 퍼붓는 날이 많았던 것 같아요. 좀처럼 비랑 연이 닿지 않아서 아쉬운 여름이었는데, 크게 비 소식이 없어서 기대 없이 나갔던 어느 날 진짜 미친듯한 폭우가 소나기로 내렸던 적이 있어요. 거의 10분 만에 그쳐서 아쉬웠지만 그 찰나에 담았던 사진들을 보면 아직도 좋습니다.
| 특히나 삶의 순간들을 다채롭게 담아주고 계신데요. 반대로 작가님의 인생에서 기록하고 싶은 찰나의 순간은 언제일까요.
가장 기록하고 싶은 찰나의 순간은 사실 지금인 것 같아요. 내년 2월에 결혼을 해서 지금 부지런히 결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살면서 가장 신기하고 새로운 감정을 많이 느끼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사실, 그리고 결혼을 준비하면서 생기는 많은 사건들 속에서 그냥 연애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감정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살면서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결혼생활의 초심이 아닐까 생각해요.
| 나에게 자연과 사진이란.
저에게 자연이란 아쉬움과 그리움입니다. 갈수록 자연과 멀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서울에서 바쁘게 살다 보니 점점 더 여유는 없어지더라고요.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느긋함이 참 좋고 늘 가까이하고 싶은데 어느샌가 잊고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나마 일상 속에서 찾고자 계절마다의 매력을 사진에 담게 되는데, 그마저도 봄가을은 점점 짧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참 아쉽습니다. 작년 가을엔 진짜 단풍이 채 들지도 못하고 떨어지는 낙엽도 많더라고요. 그리고 저에게 사진이란 감수성이에요. 부족한 감수성을 사진을 하면서 많이 채우게 됩니다. 세상을 조금 더 멋지고 감성적이게 바라보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 향후 작업 방향 혹은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서울에서도 대체적으로 가는 곳들만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첫 번째로는 새로운 장소들을 많이 다니며 새로운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현상한 사진을 전부 활용하는 것인데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로 사진을 공유하다 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찍어놓고 올리지도 않는 사진이 거의 대부분이더라고요. 올리지 않는 사진들 중에서도 분명 매력적인 사진이 많은데 말이에요. 그래서 블로그나 다른 소셜 매체를 조금 더 활용하는 작업을 해볼까 합니다.
| 마지막으로 “EARTH BASED, 내셔널지오그래픽” “_____ BASED, 신종혁”
  빈 칸에 넣고 싶은 단어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URBAN’ 일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 고향이기도 하고요. 사진 생활을 하는 동안 제가 가장 많이 활동했던 곳이 서울이기도 하고 제 필름 지분의 거의 대부분이 서울이기도 해요.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여행 사진작가 현봄이입니다. 봄별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주로 여행지에서 담은 사진과 이야기를 콘텐츠로 제작해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과 여행, 그리고 기록하기.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 필름 사진작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사진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대학생 때 영화 연출을 공부하면서부터 였어요. 가장 첫 수업에서 접하게 된 필름 카메라를 시작으로 쭉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잠시 하며 첫 휴가를 얻게 되었을 때 다시 카메라를 사게 되었는데, 그 경험에서 마주친 설렘과 기쁨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언젠가 사진을 찍고 여행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 작업에 있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나 작업 스타일을 설명해 주세요.
일상적인 풍경 사진은 걸어 다니면서 좋은 컷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여행을 가면 저는 아침부터 밤까지 거의 종일 걸어 다니는 편이에요. 구글맵을 늘 켜놓지만 말을 잘 듣지 않고 길을 구불구불 걸을 때도 많아요. 같은 장소에 여러 번 방문할 때라면 이번에는 다른 골목을 통해 목적지로 가기도 해요. 그렇게 걷다가 우연히 본 것들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아요.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은 혼자 하는 쪽이 편하더라고요. 길을 잃어버린 게 아니어도 잃은 듯이 서성이며 다니는 게 제 스타일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 국내와 해외를 포함해 나만 알고 싶은 촬영 장소 혹은 가장 애정하는 장소가 있다면.
일본 교토를 최근 여행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두 번이나 방문한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유명 관광지인 아라시야마의 북쪽 지역이에요. 사람이 종일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아라시야마에서 가장 한적하고 조용한 지역이기도 해요. 단 15-20분 걷는 것만으로도 한적한 시골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차분한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작가님만의 여행지 촬영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일단 많이 걷고, 또 많이 기다리는 편이에요. 계절 색이 나는 촬영지들도 좋아하기 때문에 지나가다 벚나무가 많은 길이 있으면 지도 앱에 메모를 남겨 놓고 다음 봄에 찾아가기도 해요. 한때는 열차 풍경을 너무 좋아해서 철길을 따라 골목을 구석구석 훑으며 계속 걸어 다닌 적도 있어요. 여러 번의 여행을 통해 확고하게 취향을 찾아내고, 또 그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곳들을 열심히 걸어 다닙니다. 앞만 보고 목적지를 향해 걷기에는 세상에는 너무 재밌고 예쁜 게 많다고 생각해요.
| 방문하신 여행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 어디인가요. 그곳에서 에피소드도 궁금합니다.
좋아하는 여행지 중 지금 기억에 떠오르는 곳은 포르투입니다. 비좁은 골목이 높은 경사로 이어지고 모든 길의 끝에는 넓은 강이 나오는 도시예요. 누군가는 항상 노래하고 있고 달고 깊은 포트와인을 어디서든 마실 수 있어요. 사실 포르투는 어떤 특정한 여행 스팟보다는 종일 구석구석 걷고 먹고 마시고, 노을을 보고, 다시 먹고 마시고. 이런 일정으로 만끽하는 것을 가장 추천해요. 일상 속에서는 갖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 반대로 제대로 즐기지 못해 아쉬움이 남아 다시 방문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을까요.
몇 해 전 하와이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멋진 바다 풍경과 행복한 얼굴의 사람들, 차를 타고 들어가면 금세 달라지는 대자연의 풍경. 등 인상적인 요소가 너무 많았는데 하필이면 여행지에서 몸이 많이 아파 제대로 즐길 수 없었습니다. 컨디션 난조로 멀리 가는 일정 대신 거의 와이키키 해변 근처에서 머물렀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웠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방문해 차량으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고 싶어요.
| 여행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 작가님께서 생각하는 여행지에서 촬영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낯섦과 익숙함. 이 두 가지가 잘 섞였을 때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좋아하는 여행지는 한 번만 가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찾아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가장 첫 방문 때 느꼈던 낯설다는 감정은 두려움과 기대감이 뒤섞여 약간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걸음을 걷게 하고, 여러 번 갔을 때에는 익숙함에 이어 이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평온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여행은 언제나 낯선 곳을 시작으로 마음에 안식이 되어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작가님을 가장 설레게 했던 찰나의 순간은 언제일까요.
위에서 말한 ‘익숙함’이라는 건 사실 조금 큰 단점도 있어요. 나태와 게으름이랑도 가까운 단어이기도 한데요. 교토는 여러 번 방문한 만큼 어디에 언제쯤 가면 어떤 걸 찍을 수 있을지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여있다 보니 날씨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비 오고 어둑어둑해지면 촬영할 의지를 조금 잃게 되기도 해요. 그러다 최근에 제가 오래전 찍은 비 내리는 저녁 무렵의 교토 사진을 보고는 왜 지금은 이런 사진을 찍지 않는 걸까? 갑자기 반성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최근 교토 여행에서는 비가 내리는 저녁에도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 나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결과물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들었어요. 같은 장소에서 여러 번 찍은 사진 중에 가장 가슴이 뛰는 결과물이었어요. 우산을 제대로 쓰지 못해 옷도 머리도 다 젖었고, 모양새는 영락없이 물에 빠진 쥐 같았지만 모처럼 셔터를 누르는 내내 쉼 없이 설렜던 순간이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EARTH BASED, 내셔널지오그래픽” “_____ BASED, 봄별”
  빈 칸에 넣고 싶은 단어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GREEN 초록, 제가 가장 선호하고 지향하는 방향의 작업물이 가진 색이기도 합니다. 사계절의 풍경이 삶에 녹아드는 순간을 늘 찾고, 그걸 사진으로 찍어 기록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점이기도 해요. 초록은 푸릇한 잎사귀뿐 아니고 생명력과 활기, 그리고 제가 꿈꾸는 미래를 가장 빛내는 한 단어입니다.
포토크루 착용 [신종혁]
포토크루 착용 [봄별]